“중요한 것은 ‘적정 협상’입니다. 그러면 나의 논리와 가치를 가지고 구매 팀장이 원하는 수준을 잘 레버리지(leverage) 해서 그 담당자의 KPI를 좀 올려서 맞춰주는 그런 게임이 되어야 합니다.”
◼ 진행자 : 고우성 PD/토크아이티 (wsko@talkit.tv, https://talkit.tv/)
◼ 게스트 : 권혁준 코치/전 굿센 대표, SAP Oracle 사업 부문장 역임
인터뷰를 통해서 전문가의 관점을 쉬우면서도 구체적으로 끌어내는 고우성의 잇(IT)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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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구매 협상 – H 자동차 사례
● 권혁준 : 우리가 Win-Win Negotiation이라는 말을 정말 많이 하잖아요. 하지만 세상에 그런 Negotiation은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학술적으로 이론적으로 서로 좋아야지’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서로 좋아지려면 내가 줄 것과 받을 것이 균형이 맞게끔 제공되어야 Win-Win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갑을 관계에서 존재하는 ‘디스카운트 게임’과 ‘마른 수건 쥐어짜기 게임’인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협상이 있을까요? 통보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우선 협상 대상을 지정해 놓은 후, 가격은 2등 회사의 덤핑 가격에 맞춰서 협상합니다. 이때 구매 팀장이 자기 마음대로 가격을 레버리지(leverage) 할 수 없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경우 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현업 담당자나 임원으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구매팀에서 이렇게 네고하자고 연락이 갈 겁니다. 최선을 다해주세요. 그렇다고 최저 가격으로 결정하라는 것은 아니라… 정말 최선을 다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최선을 다하기 위한 준비를 해요. 그리고 구매팀장을 만나러 가는 것입니다. 구매팀장은 ‘100원 이상은 못 드립니다’고 말하지만 나는 300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300원을 제시합니다.
▷“그럼 우선 협상 못 하겠습니다.”
▶“그러면 100원이라도 하겠습니다”
이게 과연 잘하는 세일즈입니까? 아닌 거죠.
100원의 의미와 300원의 의미의 차이를 설명을 해줘야 합니다. 회사가 300원을 썼을 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이고, 회사는 어떠한 혁신의 결과물들이나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300원에 정말 효과가 있을 수 있는 건지 그런 것들을 설명해야 합니다.
구매 팀장의 KPI는 가격 깎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격을 2등 회사가 제시한 금액만큼 깎는 게 KPI가 아니에요.
중요한 것은 ‘적정 협상’입니다. 그러면 나의 논리와 가치를 가지고 구매 팀장이 원하는 수준을 잘 레버리지(leverage) 해서 그 담당자의 KPI를 좀 올려서 맞춰주는 그런 게임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예전에 고 PD님과 사석에서 이야기할 때 H 자동차 사례에 대해 말하지 않았습니까?
● 고우성 : 그래요. 네.
● 권혁준 : H 자동차 회사 프로젝트 관련 입찰 경쟁 중이었는데 모 회사가 백지 견적을 제출한 것입니다. 지금은 H 자동차 회사 탑이 돼 있으신 분이 당시 울산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한번 봅시다’라는 전화 연락을 받고 울산으로 내려갔더니 질문을 하더군요.
▷“경쟁사는 백지 견적을 냈는데? 당신은 무슨 배짱으로 몇백억을 불렀어요?”
경쟁사가 견적 제안가격을 현저하게 낮췄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세일즈는 거기서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저희도 백지수표 내겠습니다.”
▶“그 회사가격을 알려주시면 동일하게 맞추거나, 단돈 백 원이라도 싸게 내드리겠습니다.”
▶“무상으로 뭐 해드리겠습니다.”
주로 이런 방법을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맞는 방법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총수이신 아버님(당시 회장)이 왜 미국으로 가시는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아드님은 아시지 않습니까?
아버지(당시 회장)는 글로벌 TOP 5가 되고 싶으셔서 알라바바 주의 땅을 파시는 겁니다. 세계 TOP 5의 회사를 만들고 싶으신 것입니다. 그런데 백지 견적을 내는 회사가 글로벌 TOP의 결과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객관적으로 한번 보시죠. 우리는 BMW, 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660개 자동차와 벤더, 부품사의 실전 경험(practice)을 가진 회사입니다. 그리고 다른 회사는 미국 댈러스, 디트로이트에 작은 규모의 자재 관리 조그만 거 하나 쓰고 있는 그걸 클라이언트를 갖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백지 견적을 낸다고 미래를 맡기시겠습니까?
우리 회사는 한 푼도 못 깎아드리겠습니다.”
● 고우성 : 오!
● 권혁준 : 이어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신 미래 성공을 위해 ‘BMW Shop Flow’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벤츠 Shop Flow’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또한 저희 본사의 해당 산업 전문가 조직의 박사들, 제품 개발하는 사람들을 투입하겠습니다. 20억 원어치를 이 프로젝트를 위해서 지원해 드리겠습니다.
다만, 디스카운트는 더 이상 없습니다.
성공과 실패는 본인께서 선택하시는 것입니다. 저는 성공을 위해서 지난 1년 남짓 귀사를 수없이 출입했습니다. 수없이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이 일을 성공시킬 수 있다’라고 하는 확신을 가졌고 그런 방안을 만들어 드린 겁니다. 선택하십시오.”
그리고 올라왔어요. 그리고 그다음날 계약했습니다.
● 고우성 : 오! 한 푼도 안 깎고요?
● 권혁준 : 네. 제가 제시한 견적에서 가격 할인은 없었고 대신 20억에 대한 Commitment가 간 거죠.
그래서 실제로 그 20억으로 ‘BMW 벤치마킹’ 등을 했고 프로젝트 중간중간 나온 산출물이 있을 때 컨설팅 회사가 산업 전문가들과 함께 리뷰했습니다. 또한 기능 관련 추가 개발을 고민하고 제품에 어떻게 반영할 건지, 아키텍처를 어떻게 좀 더 조정해줄 건지, 어떻게 더 지원할 건지 등 이러한 고민에 비용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성공했고 이제 전 세계에 Roll out(신상품 출시)이 됐어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한국 본사에도 도입된 거죠. 그래서 글로벌 방법론이 만들어졌고 그 방법으로 알라바바 찍고, 체코 찍고, 터키 찍고, 베이징 찍고… 다 동일한 시스템들로 찍으면서 갔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벤치마킹하지 않고 처음부터 개발한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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