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 지사장의 조건, 이직·구직을 위한 20년차 지사장의 조언 (박희범 지사장/Gigamon Korea)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장님과의 관계도 그렇지만 그분의 밑에서 일하는 cross-functional team, 즉 마케팅, Channel 등 이런 분들과의 관계 조성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진행자 : 고우성 PD/토크아이티 (wsko@talkit.tv, https://talkit.tv/)
게스트 : 박희범 지사장/Gigamon Korea
인터뷰를 통해서 전문가의 관점을 쉬우면서도 구체적으로 끌어내는 고우성의 잇(IT)터뷰입니다.
여러분, 외국계 회사에 다니고 있거나 아니면 향후 외국회사에서 커리어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이번 고우성 잇터뷰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20년째 글로벌 회사의 지사장을 하는 현 기가몬 코리아(Gigamon Korea)의 박희범 지사장이 회사 선택, 이직 타이밍, 영어, 그리고 지사장의 조건에 대해서 진솔하게 경험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제가 박희범 지사장에게 가장 궁금했던 점은 외국계 지사 근무경력 4년 차인 38살에 어떻게 Extreme Networks의 한국 지사장이 될 수 있었고 그 후 어떻게 Asia-Pacific(APAC)을 총괄하는 부회장까지 소프트랜딩 했는지입니다.

 

⦿기회는 링크드인(Linked in)이 아니라 신뢰 관계에서 온다
박희범 : 제가 보험 회사에서 네트워크를 판매하고 있을 때, 그때는 과장 시절이죠.
저희 APAC(아시아시장 총괄) 사장이 다른 회사로 옮기면서 한국에 지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를 스카우트해 간 거죠. 그런데 사실 그 분이 저를 데리고 가기 위해 지사 만드는 것을 6개월간 보류했습니다. 제가 입사하면서 원맨 오피스로 처음 시작했고 회사를 키우게 된 것입니다.
고우성 : 지사장님은 원래 그 전 직장에서부터 커리어가 이 분야 세일즈였습니까?
박희범 : 사실 그 당시에는 세일즈보다는 기술이었죠. 연구원, 특히 R&D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고우성 : 아니, 이해가 안 되는 게 세일즈보다 연구원 경력자이시지 않습니까? 미국에 있던 APAC 사장님은 어떤 점을 보시고 연구원 경력자를 지사장으로 발탁하셨다고 생각하십니까?
박희범 : 일단, 제가 잠시 한 4년 동안 영업하게 되었는데 당시 성적이 굉장히 좋았어요. 그때 APAC 전체에서 세일즈 1등을 하니 APAC 사장이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장님과의 관계도 그렇지만 그분의 밑에서 일하는 cross-functional team, 즉 마케팅, Channel 등 이런 분들과의 관계 조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후배들에게 한 가지 얘기해 주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면서 사실 본사의 스태프들과 대화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지사장들이 얘기를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스태프분들과 접점이 생길 때마다 굉장히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하면 그분들이 다른 회사로 갈 때, 스카우트가 되기도 하고 어떤 기회가 주어지기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APAC 헤드헌터들은 싱가포르에 있습니다. 그분들이 업무 관련 친구들에게 ‘한국 지사에 적합한 지사장을 찾으려고 하는데 좋은 사람 있어?’라는 질문을 받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누군가를 추천해 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성적이 좋아야 하는 것과 본사의 스태프들과 관계를 원만하게 잘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세상의 흐름과 맞는 회사를 선택하라

고우성 : 지사장님께서는 원래 엔지니어 생활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세일즈를 4년간 하시면서 APAC에서 최고의 실적을 이루기까지 하셨습니다. 어떻게 엔지니어가 처음 해본 세일즈 실적이 최고가 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엔지니어로 근무하다가 ‘세일즈를 해볼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세일즈에 대해 많이들 두려워합니다. 실적을 단기간 내에 올리신 비결이 뭡니까?
박희범 : 제가 볼 때, 영업은 잘하고 싶다고 해서 늘 잘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운칠기삼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죠. 자기 능력은 한 3정도 되는 것 같고요. 사실 운이 좋아야 하거든요. 운이 좋아지려면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볼 수 있는 눈이 제일 중요합니다.
고우성 : 아이템 말씀이십니까?
박희범 : 네, 아이템을 봐야 합니다. 그 회사가 성장하게 되면 역으로 자신도 같이 성장할 수 있게 되거든요. 물론 자기의 능력에 의해서 3 정도는 더 성장할 수 있지만, 영업하더라도 트렌드 등도 계속 보면서 좋은 회사를 내가 고를 수 있는 안목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제 경우는, 그 당시 ATM(Asynchronous Transfer Mode)이라는 기술에서 이더넷(Ethernet)이라는 기술로 전이하던 때였거든요. 그때 ‘ATM 기술이 더 좋으냐, 이더넷 기술이 더 좋으냐’가 분분했는데 저는 이더넷 기술이라고 생각했어요. ATM 기술이 굉장히 좋았지만 사실 굉장히 비싸거든요. 그래서 ‘범용화되려면 이더넷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해서 사실 버스를 바꿔탄 거죠. 그게 아주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 작은 회사 VS 큰 회사

고우성 : 우리가 한번 가정을 해보죠. 30대 후반에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 한명 있습니다. 이분에게 이제 오퍼가 두 개 왔어요. 하나는 셋업이 아주 잘 된 커다란 외국계 회사에서 임원급의 오퍼가 왔고, 또 다른 하나는 신생 외국계 회사인데 원맨 오피스의 지사장 오퍼가 온 거예요. 이럴 때 이제 판단해야 할 거 아닙니까?
‘어떤 성향이 있는 사람은 이렇게 하면 된다.’ 이런 것을 좀 말씀해 주신다면요?
박희범 : 맞습니다. 자신이 어떤 성형인지가 중요하거든요. 조직에서 몸담아가면서 일할 때 더 편한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원맨 오피스라는 게 사실 어떻게 보면 거의 미친 짓이거든요. 말을 좀 거칠게 해서 그런데 저는 일하면서 제 아이들 졸업식을 가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9년동안 근무하면서….
그 정도로 일에 올인하지 않으면 그렇게 성과가 나오기 힘들거든요. 그래도 ‘나는 한번 이것을 해보고 싶다!’ 이런 사람들은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사장 경험이 없는 사람은 절대 다음 지사장으로 뽑히지를 않습니다.
외국계 회사에서 중견급으로 근무했던 사람들을 제가 다 면접을 봅니다. 그런데 지사장으로 선정되지 않는 경우가 매우 많아요. 이야기도 잘하고, 면접 진행이 잘 되는 듯하다가 갑자기 ‘미안하다. 다른 사람을 뽑았다.’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 경우, 지사장 경험이 한 4~5년 된 젊은 사람을 뽑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업계에서는 지사장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대부분 선호합니다. 따라서 ‘내가 지사장을 해야겠다. 그래서 회사를 크게 키워 봐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원맨 오피스의 지사장으로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한편, ‘큰 회사를 내가 한번 운영해 봐야겠다’고 생각한다면 큰 회사에 입사해 일하다가 승진해서 사장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보셔서 아시겠지만 승진해서 사장이 된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고우성 : 그러니까요.
박희범 : 대부분은 다른 사람이 오거든요. 그래서 성향에 따라 다르다고 보는데, 작은 회사는 고생할 각오를 하고 들어가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고우성 : 작은 회사로 갈 때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 작은 회사가 출시한 제품이 아니더라도 ‘현재 추진하고 있는 분야가 앞으로 유망하다.’는 확신이 들 때 선택하는 게 중요하겠네요.
박희범 : 일단 아는 사람들이 그 분야에 좀 많이 포진되어 있다거나 회사에 일하면서 고객들도 많이 만나 보실 것 아니에요? 채널도 많이 만나보고 ‘내가 거기 들어가면 이거 가능성 있다.’,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매우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내가 해 보지도 않은 분야이고 채널도 잘 모르고, 내가 알던 고객들이 그분들도 아니라면 조금 의문이 있죠.

 

3. 이직도 타이밍이다!

고우성 : 최근 젊은층에서 옛날에 비해 이직도 많이 하는데요. 그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희범 : 저는 그렇게 나쁘다고 생각은 안 합니다. 그런데 저도 이력서를 굉장히 많이 봅니다만, 너무 많은 이직이 기재된 이력서를 스캐닝하면 일단 저는 탈락을 시킵니다. 1년 주기로 계속 옮겨 다닌다던가 한 회사에 들어가는 1년을 못 다니는 사람들은 일단 탈락시킵니다. 제가 볼 땐 외국계 회사는 이직하며 여러 가지 경험을 쌓는 것도 좋지만 최소 한 3년 정도는 다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한 10년 이상 다닌 분들. 그분들 또한 탈락시킵니다.
고우성 : 왜요?
박희범 : 그 회사에 안주해 있는 느낌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 미국 회사들도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한 분들은 탈락시키는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4. 영어는 리스닝부터! – 두려움은 리스닝에서 나온다

박희범 : 외국계 회사에 입사하게 되면 힘들더라도 시간을 쪼개어 영어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대부분 사람은 ‘내가 영어를 못해.’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 저는 영어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두려움은 리스닝에서 나옵니다. 내가 못 알아듣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지, 단어를 붙여서 대화해도 소통에 지장은 없거든요.
제가 아는 엔지니어 한 분도 이야기 할 때 쓰는 건 500단어 이내에요. 문법도 하나도 맞지 않습니다. 그런데 외국 사람들하고 아주 프리하게 얘기를 잘하거든요. 그분은 리스닝이 잘 되기 때문에 두려움이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아는 사람들, 후배들에게 영어를 능수능란하게 할 때까지 다큐멘터리를 제일 많이 보게 합니다. 왜냐하면 영어가 제일 정확한 게 다큐멘터리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나 BBC방송에서 다큐멘터리를 자막 없이 하루에 한 개 정도 보는 것은 영어 리스닝에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고우성 : 자막 없이요?
박희범 : 네, 자막 없이요. 처음에는 하나도 안 들립니다. 근데 이거 자꾸 듣게 되면 그다음에 단어가 하나, 두 개씩 나오고 단어가 나오게 되면 이게 또 이렇게 연결이 돼서 이해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방법을 굉장히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5. 성장 분야: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SaaS

고우성 : 지사장님. 지금 하고 계신 분야 말고 앞으로는 이런 분야가 좀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하신 분야가 있습니까? 왜 그렇습니까?
박희범 : IoT나 클라우드. 요즘 이야기 많이 하지 않습니까? 클라우드는 가야만 하는 방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많은 후배가 클라우드 쪽에 많이 갑니다. 그러나 클라우드 자체도 최종 솔루션이냐? 그렇게 안 보이거든요. 사실 클라우드로 많이 갔던 회사들이 다시 레거시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어요. 클라우드가 비싸기도 하고, 거기에 얽매이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지요. 그러기 때문에 저는 근본적으로 레거시는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단지 줄어들 뿐이지요. 그리고 다른 기술로 전이될 뿐이지요. 이렇듯 변화가 있을 뿐이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아무래도 레거시 위에 클라우드나 이런 다른 기술을 접목해서 운영해 나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요즘 SaaS 이야기 많이 하죠. 이쪽도 매우 중요하죠. 프로덕트 세일즈보다는 서비스 쪽이 괜찮을 것 같습니다. 물론 서비스는 팔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좋은 점은 미국에서는 서비스 회사들의 가치가 굉장히 높아요.
그래서 클라우드, SaaS 이런 것이 좋을 것 같고요. IoT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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