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B2B 영업: 고객 프로파일링, 제안발표, RFP (권혁준 코치/전 굿센 대표)

“지금의 강한 릴레이션십(relationship)은 고객에게 내가 Trusted Adviser인 관계가 되었을 때 이루어집니다. 이런 파트너 관계가 되어야 내 고민을 이야기하고, 그 고민을 들을 수 있어야 방법을 찾아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진행자 : 고우성 PD/토크아이티 (wsko@talkit.tv, https://talkit.tv/)
게스트 : 권혁준 코치/전 굿센 대표, SAP Oracle 사업 부문장 역임
인터뷰를 통해서 전문가의 관점을 쉬우면서도 구체적으로 끄집어내는 고우성의 잇(IT)터뷰입니다.
여러분, 혹시 ‘가자, 치타!’라는 말을 들어 보셨어요? 밀림의 왕 타잔이 아니라 B2B 세일즈맨이 전략 없이 무작정 고객사에 지원 엔지니어를 데려가는 것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기업 고객은 첫 만남에서 업체를 계속 볼지 말지를 결정하곤 합니다. 오늘 잇터뷰에서는 굿센의 대표, SAP Oracle 사업 부문장을 역임한 권혁준 코치를 모시고 B2B 영업의 날 것 그대로의 경험을 알아보겠습니다.

 

1. 고객을 프로파일링해야 신뢰를 얻는다

권혁준 : 고객하고 세션을 좀 갖다 보면 비즈니스를 못 하는 영업 대표는 ‘저희 발표할 수 있게 한 시간만 시간 주세요.’라고 합니다. 이렇게 시간 받아 내어 이제 사무실에 옵니다. 하지만 본인은 발표를 잘하지 못하니까 프리세일즈 담당자에게 무작정 말합니다. ‘내일 두시에 한 시간 동안 우리 제품에 관해서 소개하기로 했어.’
이것이 바로 제가 쓰는 표현으로 ‘가자, 치타!’입니다.
고우성 : 하하.
권혁준 : 그저 가기만 할 뿐 프리세일즈 담당자는 고객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고객이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가자, 치타!’라는 말에 표준 장표 하나, 노트북 하나, 브로슈어, 파워포인트를 들고 세일즈맨 차에 탑니다.
‘안녕하십니까. 우리 회사에 대해서 오늘 귀한 시간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회사는 이런 회사입니다. 저희가 가진 솔루션들은 제품은 이렇습니다. 다음에 저희 고객들은 이러이러한 고객들이 있고요. 저희한테 기회를 주시면 저희가 잘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들은 고객 입장에서는 ‘뭔 얘기야?’라고 말합니다. 실질적으로는 들은 얘기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고객 입장에서는 ‘우리 회사 좋습니다.’라는 회사 자랑 이야기를 시간을 내 듣게 됩니다. 고객이 듣고 싶은 것은 듣지 못하지요.
결국 고객이 질문하기 시작합니다.
“지금 생산수율 0.1%만 좀 올렸으면 하는 게 제 KPI입니다. 이 제품을 어떻게 활용해야 생산수율 0.1% 올릴 수 있을까요?”
하지만 프레세일즈 담당자는 제대로 된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네?”
“저희가 지금은 준비가 안 돼서 나중에 별도로 찾아뵙고 말씀을 잘 이해한 다음 따로 설명해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질문 있으십니까?”
이렇게 진행되면 프리세일즈 담당자는 무섭습니다. 빨리 끝내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이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돌아가서 ‘영업 수고했어.’라는 말을 들으면 프리세일즈 담당자는 자존심이 상합니다. 프리세일즈 담당자 입장에서는 엔지니어이자 컨설턴트라는 자부심이 있는데 망신당하고 온 셈이거든요. 그러면 이제 그 엔지니어는 그 세일즈를 지원하기 싫습니다.
고우성 : 그렇겠네요.
권혁준 : 귀한 시간을 내어 갔지만 망신만 당하는 일을 겪으며 자존심과 영혼에 상처받고 있는데 그 세일즈맨을 도와주고 싶겠어요? 싫지요.
고우성 : 그렇겠네요.
권혁준 : 그런데 또 다른 세일즈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사전에 프리세일즈 담당자에게 ‘제가 2주 뒤에 당신을 위해서 한 시간 분량의 세션을 만들 것입니다.’라고 말합니다. 이후, 이런저런 조사를 다 해서 그 담당자에게 정보를 계속 줍니다.
“생산 파트의 이 사람은 수율 관련해서 고민이 많아요.”
“설비를 맡고 있는 이 사람은 품질 불량을 사전에 어떻게 잡아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구매 부서는 적정재고를 바탕으로 구매를 최적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빅데이터 회사인 우리가 고객 요청에 대해 구매에 대한 리드타임을 최소로 하며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요?”
“생산수율 분석, 품질 불량 분석 추적. 우리는 이런 것에 대해서 어떻게 고민해서 가야 할까요?”
벤더의 다른 글로벌 지역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낸 후 문의하기도 합니다.
“혹시 이런 업종에 생산수율 관련하여 프로젝트 한 적 있나요?”
없지요. 벤더들은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잘 모릅니다. 그럼 그 파트너를 찾아야 합니다. 그런 프로젝트는 로컬 파트너나 컨설팅 파트너들이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그 파트너를 찾아 바로 컨퍼런스 콜로 문의합니다.
“A라고 하는 회사의 품질 불량 빅데이터를 어떻게 접근하셨어요?”
“그 회사의 현상은 뭐였어요?”
“데이터 측면에서는 어떤 것들이 정비가 필요했어요?”
“그 데이터를 우리는 어떻게 정제에서 가져왔어요? 가장 어려운 부분은 뭐였어요?”
고우성 : 그것을 영업 담당자가 하는 겁니까?
권혁준 : 영업 담당자가 하든, 프리세일즈 담당자가 하든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한 시간이라는 고객의 귀한 시간을 얻었는데 나는 어떻게 정보를 찾고 모으고 분석해서 고객에게 감동을 줄 것인가.’라는 고민을 항상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고객은 ‘기회를 줬더니 이 회사는 진짜 공부 많이 해서 왔구나.’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첫 번째 회사의 ‘가자, 치타!’와 비교되지 않겠습니까? 비교를 통해 후자인 회사는 고객에게 더욱더 신임을 얻게 됩니다. 고객은 ‘저 사람은 많은 노력을 하는구나. 정말 우리를 위해서 고민하고 공부하여 방법을 찾아 주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열기 시작해요.
고객이 ‘내 고민은 이거예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해요?’라고 질문하면, 영업 담당자는 바로 반응해야 합니다.
‘아, 그 부분은요. 우리 이렇게 한번 고민을 해 보시죠.’ 이렇게 계속 방법을 찾아서 가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관계’입니다. 릴레이션십(relationship).
고우성 : 술 마시고 골프를 치는 게 아니라….
권혁준 : 농담으로 말씀드리자면, 옛날에는 술 마시고 골프를 치며 영업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강한 릴레이션십(relationship)은 고객에게 내가 Trusted Adviser인 관계가 되었을 때 이루어집니다. 이런 파트너 관계가 되어야 내 고민을 이야기하고, 그 고민을 들을 수 있어야 방법을 찾아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계속 그 방법을 연구하고 프리세일즈 담당자에게도 알려 교육합니다. 계속 학습할 수 있게 하지요. 언제까지? RFP(제안요청서)가 공개되기 전까지.

 

2. RFP의 숨겨진 비밀 – 최선을 다해 고객을 이해하라!

권혁준 : 이제 경쟁사들이 RFP(제안요청서)를 들고 오면, 구덩이를 파서 모두 빠트리는 것입니다. 기술 점수에서 발려 낼 것 다 하고 파트너십에서 발려 낼 것도 다 하고 가격에 관련된 부분들도 미리 만들어 봐야 합니다.
‘고객사의 예산 및 구매 프로세스 등 관련 리스크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무조건 디스카운트를 풀 것인가? 아니면 1년, 2년, 3년 나누어 받는 게임으로 할 것인가?’
다양한 Offering Package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언제 다 끝날까요? RFP(제안요청서) 공개 전까지입니다.
고우성 : 지금 말씀대로라면 RFP 공개된 후 가게 되면, 수주할 확률이 낮아지겠네요.
권혁준 : 저도 일할 때 보면, 우리 직원이 RFP(제안요청서)를 받아요.

◼직원 : 사장님, RFP 받았습니다.
사장(권혁준) : 자네가 계속 영업해서 이렇게 작업이 된 거야? 나는 이거 처음 듣는 어카운트인데?
◼직원 : 예, 저희 영업 안 했습니다.
사장(권혁준) : 왜 받아 왔어?
◼직원 : 어쨌든 RFP가 공개되었으니까요. 제가 한번 제안서 작성해서 어떻게든 이겨 보려고요.
사장(권혁준) : 이길 수 있는 확률이 1%라도 될까. 나는 없다고 본다. 쓸데없는 일에 소중한 사람들 고생시키지 마라.

제안서를 써야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고객을 모르는데 무슨 제안을 쓸 수 있을까요?
RFP에 이미 정의가 다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정의된 내용의 뒤에 있는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좋은 제안서를 쓸 수 없는 것입니다.
컨설팅 펌이나 솔루션 회사들의 제안서의 경우, 제일 앞 장에 나오는 게 항상 ‘Our Understanding’입니다. ‘우리의 이해’. 그동안 고객사에 관해 공부하며 우리가 알게 된 것들이지요.
‘우리가 고객사를 이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RFP(제안요청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는 이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고객사에 ‘전략1, 전략2, 전략3’을 제시합니다.
전략은 ‘이러한 부분을 가지고 이렇게 실행시켜서 이렇게 성공시킬 것입니다.’는 내용으로 제안서의 앞쪽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영업사원들이 항상 RFP 놓고 평가표를 논하고, 공개된 RFP에 있는 평가점수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고객은 또 하나를 갖고 있어요. 공개하지 않는 ‘가중치’를 따로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공정성을 이유로 전공 교수 등으로 심사위원을 구성하지만 이미 고객 입장에서는 정말 나를 위해서 고생해 준 업체와 함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것입니다. 공감대가 없는 엉뚱한 업체가 가격 덤핑하고 들어와 계약할 수 있지 않습니까?
고우성 : 그렇죠.
권혁준 : 그래서 기술과 가격을 나누고 평가를 세부적으로 계속 나누는데, 여전히 고객은 또 하나의 ‘가중치’라는 걸 갖고 있어요. Risk Hedging을 하기 위해서 그런 것들을 구매 프로세스에서 다 알고 있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이 회사는 과거에 이런 일을 했을 때 이런 구매프로세스를 가지고 이런 형태에서 협상 게임이 벌어지는구나.’라는 것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때 구매팀을 만나지 않고서 그런 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구매 팀장을 만난다고 이를 알려 줄까요?
‘그럼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 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그 사람은 나로 인해 자신의 업무에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고민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입니다.

강의/컨설팅 문의

예전에 저와 함께 SYBASE Korea에서 영업을 함께했던 권혁준 코치는 제가 지금까지 보아 온 B2B 영업 중에서 감히 TOP3에 들어간다고 자신에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B2B 영업에 대한 강의나 컨설팅 필요하신 분들은 marketing@talkit.tv으로 편하게 연락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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