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이라는 것은 천천히, 완전히 다른 변형으로 변화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제 아날로그로 되어 있는 것을 모두 디지털을 바꾸라고 한다면 이건 ‘디지털의 급격한 변환’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디지털 전환’이 아닌 거죠.”
◼ 진행자 : 고우성 PD/토크아이티 (wsko@talkit.tv, https://talkit.tv/)
◼ 게스트 : 조형식 대표/디지털지식연구소 (https://blog.naver.com/hyongsikcho)
인터뷰를 통해서 전문가의 관점을 쉬우면서도 구체적으로 끌어내는 고우성의 잇(IT)터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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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지털(Digital)의 본질
● 고우성 : 안녕하세요, 박사님. 이렇게 줌(Zoom)으로 뵈니까 또 색다르네요. 하하.
● 조형식 : 요새 저는 줌(Zoom)을 많이 씁니다. 하루에 한 두세 번씩은 줌(Zoom)을 씁니다.
● 고우성 : 아, 그래요? 박사님이 평소 워낙 새로운 것을 좋아하시지만 그 앞에 있는 마이크가 좀 범상치 않은 것 같습니다. 좀 비싸 보이는데 좋은 겁니까?
● 조형식 : 하하. 요새 이제 디지털 시대라는 거가 과거의 굉장히 유명했던 아날로그를 디지털화하는 것이거든요. 이게 굉장히 유명한 마이크예요. 옛날 40~50년대 방송국에서 쓰는 마이크인데 디지털화한 거죠. 유명한 회사 제품인데 모양은 옛날 모습을 가졌지요. 요즘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로고나 모습은 아날로그에서 온 거 아닙니까?
● 고우성 : 그렇죠. 그렇죠.
● 조형식 : 요새 전문가 중에는 ‘디지털’이라 하면 ‘과거’나 ‘아날로그’를 무시하거나 약간 부정·단절하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거든요. 왜냐하면 다 연결되어 있거든요. 그걸 모르는 것 같습니다.
● 고우성 : 네. 마이크만 보더라도 그 말씀이 딱 와닿네요.
박사님. 요즘 이제 다들 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전환, 여기저기 디지털…모든 게 디지털인데 대체 디지털의 본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조형식 : 하하. 사실 디지털은 아날로그나 현재의 리얼 월드를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그런데 디지털이 거꾸로 목적이 되어 내 현실 세계가 디지털에 끌려간다면, 말이 안 되는 거지 않습니까?
따라서 ‘디지털의 특성을 잘 알고 내 현실 세계에서 디지털을 잘 이용하자’는 것이 디지털 본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2. IT화 vs 디지털 전환
● 고우성 : 요즘 많은 회사가 디지털 혁신,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는데 잘 안 되잖아요. 가장 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조형식 : 디지털에 대한 지식이 의외로 없더라고요. 제 주위에도 보면 갑자기 옛날에 IT 업무를 하던 분들이 디지털 업무를 한다고 바뀐 거예요 옛날에 활용하던 IT와 디지털에 대해 혼동을 하는 건데 디지털 전환은 사실 제가 하기에도 굉장히 어려운 것입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특성을 제가 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잘 모르더군요.
디지털 전환이 트랜스포메이션이잖아요. 그 영어 자체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이라는 것은 천천히, 완전히 다른 변형으로 변화하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제 아날로그로 되어 있는 것을 모두 디지털을 바꾸라고 한다면 이건 ‘디지털의 급격한 변환’이라고 말해야 합니다. ‘디지털 전환’이 아닌 거죠. 디지털 전환이란 디지털로 서서히 트랜스포메이션한다는 뜻이니까요.
● 고우성 : 말씀을 들어보니까 ‘우리 회사 빨리 이제 전산화를 하자’, ‘IT화를 하자.’는 것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매우 큰 차이가 있는 거네요.
● 조형식 : 그래서 이제 세 단계로 나누는데 Digitization(디지타이제이션), Digitalization(디지털라이제이션), 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이에 해당합니다.
첫째, Digitization은 아날로그 데이터를 단순히 디지털로 바꾸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캔이 Digitization(디지타이제이션)에 해당합니다. 우리가 이것을 옛날에는 ‘정보화’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모든 아날로그 자료나 사진을 스캔했다면 이제 그다음 단계가 Digitalization(디지털라이제이션)이에요. 이건 프로세스가 완전히 디지털화된 것을 뜻합니다. 만화나 그림 그린 것, 카툰 등이 Digitalization(디지털라이제이션)인 거죠. 즉, 옛날에 그림을 그리는 것을 스캔하는 것을 Digitization(디지타이제이션)이라 하고 네이티브 디지털 자체로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것을 Digitalization(디지털라이제이션)이라 합니다.
마지막으로 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만화 등 모든 콘텐츠를 디지털 사업화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령, 네이버에서 플랫폼을 만들어서 장사하고 아울러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준비도 안 된 사람들이 갑자기 이러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면? 그러면 망하는 거죠.
3. 효율성 vs 효과성
● 고우성 : 결국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 전환이 이루어질 텐데 그럼 직장인들은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요?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 조형식 : 저는 직장인들 보면 제가 젊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이건 당연한 말인 것 같은데 당시 제가 어려워했던 것이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정보들이 많지 않습니까? 빅 픽쳐를 보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데 ‘내가 이 부분을 잘해야지’하는 부분은 ‘효율성’의 영역이거든요. ‘내가 전체적으로 어떤 좋은 방향으로 가야 하나’를 보는 것은 ‘효과성’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Effectiveness(효과성)를 추구해야 하는 것 같아요.
● 고우성 : 우리가 옛날의 대량 생산 체제에서 3차 산업으로 전환되던 시기에 언급되었던 ‘빨리, 많이’가 아니라 ‘How?, Where?’를 말씀하시는 것이군요?
조형식 : 그런데 제 주위에서 보면, 이제 방향이 틀리면 많은 사람이 다음과 같은 꿈을 꿉니다. ‘제2의 인생에서 다른 걸 하겠다’, ‘중간에 뭘 하다가 또 뭘 하겠다’ 등등 이렇게 늦게 뭔가를 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대학교에 다니다가 전공과 다른 데로 가곤 합니다. 그런데 외국의 경우, 한 열여덟살에 자기가 뭘 하겠다는 방향을 잘 정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한 40~50대가 돼서 ‘난 노래가 나은 것 같아’라며 새롭게 한다던가. 얼마나 아까운 시간입니까? 효율성만 따르며 내가 싫어하는 것이지만 지금은 이것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따로 해야겠다. 이런 식으로 마구 하게 되면 인생의 마일스톤이 없어지는 거예요. 그러다가 이제 나이 들면 ‘내가 뭘 했지?’ 약간 이런 생각이 들면서 우울해지는 거죠.
내가 열심히 했는데 마일스톤이 없는 거예요 열심히 여행을 갔는데 어떤 방향인지 모르는 것입니다. ‘열심히 한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열심히 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열심히 산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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